햇살에 나른해지는 오후, 짬을 이용해 미뤄두었던 독서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4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10개 분야에 도서 10종을 선정했다.
철학자로 동서양 고전에서 얻은 단상을 쉽게 소개하고 있는 '철학이 필요한 시간'(강신주, 사계절)과 역사전문가 17인이 3년에 걸친 작업 끝에 출간한 한국사 대중서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1~5'(강종훈 외, 웅진지식하우스), 이민자들이 겪는 생활상의 애환과 이질적인 문화의 교섭으로 인해 벌어지는 돌발적인 사고들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멋진 추락'(하진/ 왕은철, 시공사) 등이 추천됐다.
문학, 역사, 아동 등 10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좋은책선정위원회 위원들의 추천글과 함께 선정 도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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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은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계 작가 중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의 하나이다.
하진 소설의 반전은 오히려 작품의 도입부부터 예고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예고된 반전이라는 점에서 그의 소설은 짜릿한 흥분을 좀처럼 주지 않는다.
그러나 반전의 '예고성' 때문에 독자는 작품을 읽는 내내 기묘한 긴장 상태에 있게 되고, 그 긴장 상태 자체가 음미 혹은 성찰의 대상이 된다.
그 점에서 그의 단편 소설은 한편으론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충고로 읽히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론 단편을 반성하는 소설로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미인 의 진정한 반전은 성형수술한 아내의 추한 옛 모습을 긍정하는 데에 있는 게 아니라, 그때부터 집에 늦게 들어가는 일이 빈번해졌다는 사실에 있다.
극적인 것에 오래 길들여져 있는 한국의 소설가들과 독자들이 공히 음미해 볼만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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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 꽃이 피네'는 강북구 수유동의 '아줌마'들이 지난 16년 동안 한데 힘을 합쳐 삭막하고 황량한 생활공간을 정감 넘치는 이웃과 마을로 복원시키는 데 성공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치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모임에서 시작하여 나중에 사단법인이 된 '녹색마을사람들'은 사정이 어려운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는 '열린 숙제방'에서 시작하여, 어려운 이웃들을 직접 챙기고 도와주는 '이웃 산타'와 '루돌프' 프로그램, 친환경·재활용 관심에서 비롯된 '녹색가게', 결혼 이주 여성을 위한 '친정언니 되기'와 '한글교실' 등을 통해, 도움을 주는 자와 받는 자라는 형식적인 구분을 넘어 나눔이 곧 행복과 기쁨의 원천이 되는 삶터를 일구어 낸 것이다.
도시의 그 골목에는 시골의 여느 마을처럼 이름 없는 들꽃들이 피어 있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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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치열하게 독서한 48권으로부터 얻은 단상을 우리에게 평이한 말로 들려주고 있다. 객관적 독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예를 찾아가며 자신이 얻은 교훈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철학자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심오하기 때문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열정적으로 글을 써나가고 있는 저자의 독서폭은 상당히 넓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저자의 광범위한 관심사 또한 매력적이다. 자유의지와 결정론 사이의 안티노미(이율배반)에 대한 칸트의 복잡한 논증과정을 거침없이 저자는 쉽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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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독일 유학생이던 저자는 벼룩시장을 돌다가 삶의 흔적이 살아 숨쉬는 많은 이야기들을 발견해 낸다.
몽당연필, 단추, 진공관 라디오, 닭장 습도계, 여행기념 액자 등 오래된 일상 사물들을 예술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이 독특하거나 새롭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물건이라고 해서 저절로 값어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그 물건이 품은 사연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의 눈에 들어와야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 책은 무엇이 예술인지 또 예술에 대한 애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찬찬히 생각해 보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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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느 날 허공에서 뚝 떨어진 작가는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기존 작품을 연구하고 구조를 익힌 뒤 종이 위에서 자유롭게 춤을 출 것을 권하면서 내놓은 것이 수사학의 방법론과 모방의 테크닉이다.
수사학은 문체를 확립하고, 적절한 어휘로 글을 전개하며, 흥미로운 소재를 선택하는 방법까지 가르친다. 모방은 수사학을 배우는 도구로 유용하다.
모방하는 동안 거장의 문체를 체득하게 된다는 것은 오래된 원리다.
저자는 모방의 기술을 적용할 대상으로 헤밍웨이, 발자크, 찰스 디킨스, 도스토예프스키, 프란츠 카프카, 윌리엄 포크너, 마거릿 미첼, 조지 오웰, 이언 플레밍 등 21명의 이름을 예시했다.
각자의 작법을 분석하며 무엇을 버리고 취할지 안내한다.
/ 충청타임즈 연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