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충북도청 전경. ©충북넷 |
재난은 돌발적이며 예측이 어렵다. 그리고 그 피해는 지역사회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든다. 사회재난에 대응하는 행정조직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신속성과 전문성이다. 그래서 그 기반에는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가 있어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고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때 재난 대응의 속도와 완성도는 비로소 높아진다.
사회재난 대응업무는 어느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협업이 핵심이다. 상황 분석, 현장 대응, 피해 지원, 복구까지 단 한 단계라도 소통이 끊기거나 연결이 원활하지 못하면 대응은 곧바로 흔들린다. 특히 복잡한 이해관계와 다양한 위험요인을 다루는 사회재난 업무 특성상 여러 관점이 모일수록 사각지대는 줄어든다. 이 때문에 양성평등을 바탕으로 한 건강한 조직문화는 재난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데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조직 내 성 역할 고정관념이 잔존한다. 재난 현장은 남성이 맡고 행정·민원 분야는 여성이 적합하다는 익숙한 인식, 감정노동은 여성이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 야근·출장을 당연시하는 문화 등이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역량이 업무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의미이며, 곧 재난 대응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양성평등은 특정한 성별에 대한 혜택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정과 직장에서 각자의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면서도 동료로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핵심이다. 성별의 차이가 역할의 차이로 고착되지 않도록 ‘성별이 아닌 사람 중심’의 일과 삶이 조화되는 조직이야말로 사회재난 대응에 가장 강한 조직이다.
이를 위해 재난 대응을 위한 실천 중심의 조직문화 개선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첫째 회의와 보고 과정에서 성별에 관계없이 의견이 동등하게 제시반영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다양한 관점이 공유될수록 재난대응 매뉴얼과 정책은 보다 촘촘하고 실효성 있게 다듬어진다.
둘째 업무분장의 기준 또한 성별이 아닌 역량과 상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장 대응과 사무 행정을 성별로 나누려는 관성에서 벗어나 직원 각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기량을 발휘할 때 조직의 민첩성과 전문성은 더욱 올라간다.
셋째 직원 개개인의 일·가정 균형 역시 조직문화의 중요한 토대이다. 육아휴직, 가족돌봄휴가, 유연근무제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당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의 책임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업무 몰입에도 한계가 생기며, 결국 조직의 지속가능한 역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회재난은 업무 추진 특성상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이 큰 만큼 정서적 지원 프로그램 확대 또한 필요하다. 감정을 억누르는 문화는 남성에게 과도한 책임감과 고립감을, 여성에게는 감정노동과 소진을 가져올 수 있다. 심리적 건강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재난 대응 조직 전체의 역량과 직결된다.
재난으로부터 도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은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함께 일하고 함께 책임지는 조직,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조직만이 위기에 강하다. 결국 양성평등은 조직의 평등을 넘어 도민의 안전을 지키는 역량으로 이어진다.
충청북도는 양성평등을 조직문화의 기본 원칙으로 삼아, 사회재난 대응 분야에서 더욱 전문적이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조직이 변하면 대응이 달라지고, 대응이 달라지면 도민의 안전은 더욱 단단해진다. 지금이 바로 변화를 실천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