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대전환을 위한 충북 라이즈(RISE) 평생교육 컨퍼런스 모습. © 충북넷 |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물리적 환경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거대한 기술적 변곡점에서 충북도의 평생교육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하는 장이 마련됐다.
12일 서원대학교 행정관 다목적세미나실에서 개최된 ‘AI 대전환을 위한 충북 라이즈(RISE) 평생교육 컨퍼런스’가 교육 관계자, 지자체 공무원, 성인 학습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료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서원대학교 RISE사업단 평생교육진흥본부와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RISE사업단, 청주시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충북도와 청주시,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 충북지역대학혁신지원센터, CJB청주방송과 충북넷이 공동 주관해 ‘충북형 AI 평생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실행 전략을 논의했다.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이번 컨퍼런스의 시작은 KAIST 신경과학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장인 이상완 교수의 기조강연이었다. 이 교수는 ‘피지컬 AI x 평생학습: 산업·직업·교육의 삼중 대격변’이라는 주제로 청중을 압도했다.
이 교수는 AI의 진화 단계를 세 가지 핵심 인사이트로 정리했다. 우선 멀티모달 AI를 통한 ‘생각의 힘’의 확장이다.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 소리, 영상을 동시에 처리하는 AI는 인간의 사고 과정을 모사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피지컬 AI’의 등장이다. 인공지능이 로봇의 몸을 얻으면서 가상 세계에 머물던 지능이 실제 물리적 세상을 이해하고 조작하기 시작했다. 이는 제조, 물류, 서비스 산업 전반에 파괴적 혁신을 몰고 올 것임을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추론과 에이전틱(Agentic) AI’다.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한 ‘물고기 잡는 법’을 깨우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교육에 주는 함의로 5가지 포인트를 제시했다. △교육철학의 재정립 △객관화 역량 △메타인지(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아는 힘) △가치관 정립 △AI 리더십이 그것이다. 그는 “이제 인공지능이 인간을 가르치고 다시 인간이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상호 진화’의 시대”라며 “단순 기술 숙련이 아닌 AI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인간의 리더십이 평생학습의 핵심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과 현장의 만남… 국가 평생교육의 재구조화
첫 번째 섹션에서는 김정진 서원대학교 평생교육진흥본부 본부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국가 정책의 큰 흐름과 지역 현장의 구체적인 실천 사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기술적 도구가 차례로 발표되었다.
안현용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정책책임역은 ‘AI 대전환 시대, 국가 평생교육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안 책임역은 세계경제포럼(WEF, 2025)의 전망을 인용하며 AI로 인해 노동시장의 대규모 재편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재교육(Reskilling)’과 ‘직무전환(Upskilling)’은 국가적 생존 전략임을 역설했다. 특히 교육부의 ‘인공지능·디지털(AID) 30+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기존 학령기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30세 이상 성인 전 세대로 디지털 역량 강화를 확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급자 중심의 하향식 교육에서 탈피해 시민이 직접 학습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네트워크형 학습 생태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지역 거점인 평생학습관과 도서관을 O2O(온-오프라인 융합) 학습 허브로 재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강단에 선 김종선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기획조정본부장은 서울의 ‘디지털·AI 평생학습 집중진흥지구’ 사례를 통해 지역 기반의 실질적인 해법을 공유했다. 서울시는 ‘광역-기초-대학’이 결합한 컨소시엄을 통해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 본부장은 종로구의 ‘AI 패션·브랜딩’ 사례를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AI를 활용해 직접 디자인 결과물을 제작하고 에세이를 출간하는 등 기술이 실제 생계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 성과를 증명했다. 이는 충북의 RISE 사업이 단순히 학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산업 및 소상공인과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생한 청사진을 제공했다.
노원석 (주)레코스 대표는 비정규 교육과정의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국제표준 디지털 배지(Open Badge)’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노 대표는 “종이 수료증은 서랍 속에 갇혀 있지만 디지털 배지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SNS와 이력서에서 실시간으로 역량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외 1000개 이상의 단체에서 200만 개 이상의 배지가 발급된 사례를 공유하며 RISE 체계 내에서 대학의 다양한 비학위 과정을 디지털 배지로 체계화하고 이를 지역 기업 채용과 연계하는 ‘스킬 기반 채용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비스 혁신과 충북의 미래… 공공과 민간의 시너지
두 번째 섹션에서는 원광희 청주시정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공공행정 및 소상공인 영역의 AI 활용 전략을 심도 있게 다뤘다. 참석자들은 공공 서비스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행정 효율을 높이고 시민의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나눴다. 특히 충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AI 활용 모델이 RISE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데이터 거버넌스와 AI 윤리를 고려한 ‘공공성 확보’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행사를 주관한 서원대학교 RISE사업단 관계자는 “이번 컨퍼런스는 충북 지역 대학들이 RISE 체제 안에서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지역 혁신의 엔진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오늘 논의된 기조강연의 통찰과 각계의 발제 내용을 바탕으로 ‘충북형 AI 평생교육 중장기 전략’을 더욱 공고히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참여한 한 성인 학습자는 “AI가 막연히 두렵기만 했는데 강연을 통해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메타인지), 그리고 AI를 어떻게 도구로 활용해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충북이 AI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지자체와 대학, 산업계가 하나의 유기적인 생태계로 결합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컨퍼런스에서 도출된 다양한 제언들이 실제 정책으로 실현돼 충북이 ‘전 국민 AI 평생학습 시대’를 선도하는 지역 혁신의 모델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