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평화단체인 CNVC의 설립자이고 교육 책임자인 마셜 로젠버그는 그의 저서 '비폭력 대화'에서 우리가 언어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모호하게 하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책임을 손쉽게 부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 '책임에 대해 부정하기'는 우리 삶을 소외 시키는 것으로 '폭력 대화'라고 보는 것이다.
그는 작가 한나 아렌트가 나치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한 전범 재판을 기록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인용하여 '책임의 부정' 사례를 들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수만의 유대인을 소집, 학살지로 보내 죽게 만든 1급 전범인 아이히만과 그 동료들은 스스로의 책임을 부정하는 언어를 자기들 사이에서 '암트스트라헤(Amtssprache)'라고 불렀는데 번역하면 '사무 용어' 또는 '관료 용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물음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대답이었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다시 물어보면 "상관의 명령" "부대의 방침" "법이 그랬다"하는 식으로 자신의 책임에 대해 부정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마셜 로렌버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게 만드는 돌려 대는 이유로 '권위자의 지시' '내규, 규칙, 규정' '집단의 압력' 등등을 들고 있다.
#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은 최근 입주기업이 이미 설치된 인테리어 시설을 그 사무실에 들어오고자 하는 입주자에게 인계하려 하였으나 '무조건 철거'하라며 압박, 수천만원을 들인 시설의 폐기처분은 물론 막대한 철거비용을 들이게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는 그 시설을 이용하고자 했던 예비 입주자에게도 다른 임대 사무실을 얻어 다시 시설을 하게 만들어 이중 삼중의 국가적 손해를 초래하고 있다.
그렇다고 철거해 비운 사무실을 바로 임대하여 운영 효율을 높인 것도 아니고 텅텅 비워두면서 규정만을 앞세워 기업에 손해를 끼친 결과까지 초래, '개인 임대 사무실이었다면 가능한 일이었겠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재단 측 관계자들 역시 '규정'을 들고 있다.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다' '감사에 걸릴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운영 규정'을 내세웠다.
문제가 되자 감독 관청인 청주시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로 원상복구 하도록 되어 있다는 운영규정을 제시했고 '전환 타이밍에 문제가 있어 철거를 원칙으로 했다'는 변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책임에 대해 부정하기'를 지나쳐도 한 참 지나쳤다.
# 마셜 로렌버그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언론인인 조르주 베르노나스의 '인류를 파멸시키는 것은 파괴 기술이나 잔인성보다 대중의 온순함과 책임감의 결여, 무비판적인 순종이 더 무서운 존재'라는 견해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해왔다. 만약 파괴 기술이 점점 더 발달해서 언젠가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그 멸종의 원인은 인간의 잔인성 때문이 아니다. 하물며 그 잔혹함이 일으킨 분노, 그리고 그 분노가 가져올 보복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일반대중의 온순함과 책임감의 결여, 그리고 모든 부당한 명령에 대한 무비판적인 순종 때문이다" 고 조르주 베르노나스는 설파하고 있다.
재단측이 감사 운운하며 상식에도 어긋나는 일을 밀어부치는 것이야 말로 지금까지 입주기업들이 부당한 것에 대해 무비판적인 순종을 해온 결과가 낳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규정'이라는 '관료 용어'를 앞세워 상식에도 어긋나는 일을 자행하는 재단은 관료보다 더 관료적이고, 보신주의가 팽배해 있다라는 비판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 서비스 기관'이라는 설립 취지와 목적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길 기대한다. 익명의 댓글을 통한 '변명이나 딴지 걸기'는 부끄러운 일이다.











